상사화(相思花)란 이름은 꽃이 필 때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 꽃이 피지 않으므로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끝내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학명은 Lycoris squamigera Maxim.이다. 제주특별자치도를 포함한 중부이남에 분포하며 재배식물이다.
꽃대는 높이 60cm 정도 자란다. 잎은 봄철에 길이 2030cm, 폭 18-25cm의 넓은 선형으로, 연한 녹색이며 67월에 마른다.
꽃은 8월에 피고, 꽃차례는 끝에 48개의 분홍색 꽃이 달린 산형화서(繖形花序)이다. 총포 길이는 24cm이다. 꽃자루는 길이 1~2cm이며 연한 홍자색이다. 꽃을 피우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고 비늘줄기로 번식한다.
상사화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상사화와 함께 절에서 많이 심어 기르는 석산(꽃무릇)이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이다.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종도 여럿이 있다. 상사화와 닮았지만 주황색 꽃을 피우는 백양꽃은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한반도 고유 식물이다.
샛노란 꽃을 피우는 진노랑상사화는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제주도에는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제주상사화가 있는데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지구수준 위기종이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잘 자라는 상사화는 사찰에서 많이 심어 키우고, 공원이나 정원에서도 여름철 탐스런 꽃을 보기 위해 많이 심는다. 상사화의 비늘줄기는 요긴한 방부제로 사용되는데, 탱화를 그릴 때 염료에 섞거나 불경을 제본할 때 접착제에 넣어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쓴다.
비늘줄기를 석산(石蒜)이라 하여 약용하는데, 다양한 종류의 알칼로이드(alkaloid)가 함유되어 있고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꽃이 진 뒤 늦은 가을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린 비늘줄기는 거담, 이뇨, 해독 등에 효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