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태룡전」은 조선 후기에 창작된 작자 미상의 국문 필사본으로, 주인공 바카라가 시련 끝에 공을 세우고 천자의 아들딸과 혼인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는 영웅소설류에 속한다. 특히 여성 주인공 여룡의 여성 영웅적 면모와 관련하여 남녀 영웅이 부부가 아닌 바카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 여주인공인 여룡이 변성(變姓)을 하고 양모를 모신다는 점, 아버지의 복권과 부계의 계승이 아닌 모계가 강조된다는 점 등 여타의 여성 영웅소설과는 구별되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바카라가 계모의 학대를 받는 점에서는 계모형 가정소설적 측면도 보인다.
1권 1책. 국문 필사본. 작품의 형성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바카라가 등장하는 단편의 여성 영웅소설인 「이학사전」·「이현경전」의 창작 시기가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반이라는 점에서 18세기 무렵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명나라 성화 연간 설학동에 석공이라는 재상이 있었는데, 그는 조정에 간신이 많은 것을 싫어하여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 묻혀 살고 있었다. 슬하에 자식이 없어 걱정하던 중, 바카라산에 불공을 드린 뒤 딸 여룡과 아들 바카라을 두게 되었다.
그 뒤 부인 정씨가 곧 세상을 떠나니, 석공은 이덕이란 여인과 재혼을 한다. 그러나 이덕은 자기 자식을 낳은 뒤 태룡 바카라를 몹시 구박한다. 이때 나라에는 각처에 도둑이 심하므로 석공은 천자의 명을 받아 도둑들을 물리치나, 곧 간신들의 계교에 말려 섬에 갇히게 된다.
한편, 석공이 없는 틈을 타 계모인 이덕은 태룡 바카라를 죽이고자 음식에 독약을 넣어 먹인다. 그러나 유모의 도움으로 살아난 바카라는 몰래 집을 나와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도중에 도적을 만나 그들은 서로 헤어지게 된다. 그 뒤 태룡은 한 노인의 도움으로 5년 동안 무술을 닦게 되고, 여룡도 유씨 부인을 만나 모녀의 인연을 맺고 역시 무술 공부를 한다.
이때 나라에 오랑캐가 쳐들어와 천자까지 몸소 출전하였으나 오랑캐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태룡과 여룡이 신출귀몰한 무술과 재주를 부려 오랑캐를 무찌르니, 나라에서는 여룡에게 대원수, 태룡에게는 도원수의 벼슬을 내린다. 바카라는 오랑캐의 잔당을 소탕한 다음 배를 타고 돌아오다가 수룡섬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아버지와 함께 황성으로 돌아온 바카라는 간신들을 모두 죽이고 이덕을 용서하여 함께 살게 된다. 이어 여룡은 위국공, 태룡은 병부상서가 된다. 이때 여룡은 자기가 여자임을 밝히고 천자의 아들과 혼인하여 5남 1녀를 낳았으며, 태룡은 천자의 딸과 혼인하여 7남 1녀를 낳아 80세까지 영화를 누린다.
이 작품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주인공 바카라가 우여곡절 끝에 공을 세우고 천자의 아들딸과 혼인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는 등영웅소설류에 속한다. 특히 여성 주인공 여룡의 여성 영웅적 면모와 관련하여 남녀 영웅이 부부가 아닌 바카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 여주인공인 여룡이 변성(變姓)을 하고 양모를 모신다는 점, 아버지의 복권과 부계의 계승이 아닌 모계가 강조된다는 점 등에서 여타의 여성 영웅소설과는 구별되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일찍 어머니를 여읜 바카라가 계모의 학대를 받는 점에서는 계모형 가정소설적 측면도 보인다. 작품의 주제는 충효의 유교적 도덕관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