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분어(鱝魚) · 가불어(加不魚) · 가올어(加兀魚) · 가화어(加火魚) 등으로 표기하였다. 『자산어보』에서는 분어(鱝魚)에 속하는 어류를 ① 분어, 속명 홍어(洪魚), ② 소분(小鱝), 속명 발급어(發及魚), ③ 수분(瘦鱝), 속명 간잠(間簪), ④ 청분(靑鱝), 속명 청가오(靑加五), ⑤ 흑분(黑鱝), 속명 묵가오(墨加五), ⑥ 황분(黃鱝), 속명 황가오(黃加五), ⑦ 나분(螺鱝), 속명 나가오(螺加五), ⑧ 응분(鷹鱝), 속명 매가오(每加五) 등으로 분류하였다.
현재의 분류학상 홍어목은 7과로 나뉘는데, ① 가래상어과는 가래상어 · 접수구리 · 목닥수구리 · 동수구리, ② 목탁슬롯 꽁 머니과는 목탁슬롯 꽁 머니, ③ 슬롯 꽁 머니과는 도랑슬롯 꽁 머니 · 홍어 · 오동슬롯 꽁 머니 · 상어슬롯 꽁 머니 · 저자슬롯 꽁 머니 · 살홍어 · 눈슬롯 꽁 머니, ④ 색슬롯 꽁 머니과는 흰슬롯 꽁 머니 · 노랑슬롯 꽁 머니 · 청달내슬롯 꽁 머니 · 꽁지슬롯 꽁 머니 · 나비슬롯 꽁 머니, ⑤ 매슬롯 꽁 머니과는 매슬롯 꽁 머니, ⑥ 쥐슬롯 꽁 머니과는 쥐슬롯 꽁 머니, ⑦ 전기슬롯 꽁 머니과는 전기슬롯 꽁 머니가 있다.
연골어류이고 저서어(底棲魚)인 슬롯 꽁 머니는 그 종류가 많기 때문에 생김새도 다양하나 몸이 가로로 넓적하고 마름모꼴이며, 꼬리가 가늘고 긴 것이 일반적 특징이다. 그리고 눈이 머리 위쪽에 있고 입이 배쪽에 있는 것, 분수공 등이 있는 것, 가슴지느러미가 크고 수평으로 넓은 것, 아가미구멍이 5쌍으로 배쪽에 있는 것, 척추골이 환추성인 것 등도 슬롯 꽁 머니의 형태상의 특징이다. 수컷은 배지느러미 밑에 막대기 모양의 2개의 교미기가 있다.
슬롯 꽁 머니는 일찍부터 포획, 이용되고 있었다. 『세종실록』 지리지 ·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홍어가 여러 지방에서 산출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여지도서』 및 조선 말기에 편찬된 읍지에서도 가올어가 보인다. 『세종실록』 지리지에서는 경기도의 남양도호부 · 부평도호부, 충청도의 비인현을 비롯한 몇몇 지방에서 산출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성호사설』에는 전분(鱄鱝)을 가올어라 하고, “공(䱋)과 서로 비슷하지만 맛이 이것만 못하고, 꼬리 끝에 독기가 심한 가시가 있어 사람을 쏘며, 그 꼬리를 잘라 나무뿌리에 꽂아두면 시들지 않는 나무가 없다.”라고 하였다.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청슬롯 꽁 머니라는 것이 기재되어 있는데, “슬롯 꽁 머니류 중 가장 큰 것으로 길이가 1척 반, 넓이가 2장(丈)으로서 말 한 마리에 실을 만하며, 또 등이 짙은 청색으로서 맛이 좋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청슬롯 꽁 머니는 청달내슬롯 꽁 머니로서 제주도에서 많이 나는 것이다.
같은 책에는 귀공(鬼䱋)이라는 것도 기재되어 있는데, “가공(假䱋)으로서 공어(䱋魚)와 아주 닮았으며 빛깔이 황색이고 큰 것은 수레에 가득할 정도이나 비린내가 나고 독이 있기 때문에 먹어서는 안 된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노랑슬롯 꽁 머니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 나라 서남해안에 분포한다. 몸길이가 1m 정도에 달하며, 꼬리에 있는 가시에는 독선(毒腺)이 있어 맨손으로 붙잡거나 잠수할 때 맨발로 밟으면 위험하다. 그러나 식용에는 무해하다.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는 해요어(海鰩魚)를 한글로 ‘슬롯 꽁 머니’라 하고, 홍어(洪魚)를 한글로 ‘무럼생선’이라고 기록하고 있고, 홍어는 국을 끓여도 좋고 구워도 좋은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를 도미 등과 함께 즐겨 먹는다고 하였다. 『동의보감』에는 공어를 한글로는 ‘슬롯 꽁 머니’라고 표기하고, 먹으면 유익한데 꼬리에는 대독(大毒)이 있다고 하였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의하면, 봄에 진달래가 필 때는 홍어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으며, 뜨거운 물로 점액을 씻어내고 조각으로 잘라 감장즙(甘醬汁)에 쪄서 먹는다고 조리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산지(韓國水産誌)』에서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슬롯 꽁 머니를 명태와 조기 다음으로 좋아하는 고기로 취급하고 이를 상식한다고 하였다.
슬롯 꽁 머니는 오늘날에도 기호어임에는 변함이 없고, 홍어회는 특히 인기 있는 식품이다. 슬롯 꽁 머니는 과거에는 주로 연승(延繩)으로 어획하였고, 어전(漁箭)이나 중선망(中船網)에 드는 것을 잡기도 하였다.
오늘날에는 대형 기선저인망에 가장 많이 잡히고, 근해 유자망(流刺網:고정시키지 않고 흐름에 따라 흘러가게 하여 헤엄치는 고기가 그물코에 걸리게 만든 그물)이나 연승에도 상당히 많이 잡히고 있다. 어획량은 1만M/T 수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