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음보 1구로 하여 모두 120구이며, 4·4조와 3·4조가 거의 반반으로 혼합된 율조를 보이고 있다. 오십노년(五十老年)의 나이로 정묘년 중춘(仲春)에 동네 노인네들과 함께 주왕산(周王山)을 유람하고 그 아름다운 선경을 흥취 있게 노래한 작품이다. 여기 정묘년은 이 글의 슬롯 꽁 머니으로 보아 1927년인 듯하다.
슬롯 꽁 머니은, 청춘시절 왕사(往事)를 생각하니 고향은 꿈속에 있는 듯하고 인생고락 한탄 속에 백발이 이미 성성한데, 신선경을 찾아 영남의 명승지인 청송(靑松) 주왕산을 두루 구경해보니 진정 별유천지요, 무릉도원이라 하고 인생행락(人生行樂)이 그지없다고 한 것이다.
비록 구식 글로 되는 대로 지은 것이긴 하지만 명산승지를 찾았던 표적으로 아손에게 전해주고자 한다고 끝맺고 있는데, 부녀자들 사이에 이러한 풍류스러운 가사 창작의 관습이 보편화되어 연면하게 이어져왔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경상북도 영덕군 달산면 대치리에서 수집한 필사본이 『규방가사(閨房歌辭)』 Ⅰ에 수록되어 있다.